
다이어트 성공 후기
저는 몇 년 전 담배를 끊었습니다. 흡연량은 하루 한 갑 정도였습니다. 많이 피우는 사람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적게 피운 것도 아닌 중간정도였습니다. 끊자고 마음먹은 날, 사무실 책상 서랍과 주머니에 들어있던 모든 담배와 라이터를 다른 직원들한테 나눠주었습니다. 그리고 한마디 덧붙였습니다. '나한테 담배 피우러 나가자고 하면 용서 안 한다' 모두들 한바탕 시원하게 웃었습니다. 나아가 자기들끼리 '내가 언제 다시 담배를 피우기 시작할지'에 대해 내기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담배를 끊어야겠다고 마음먹은 이유는 사실 아주 간단했습니다.
어느 날 직장 근처에서 동료들과 점심식사를 하고 사무실로 돌아가는 길이었습니다. 사무실은 15층짜리 빌딩의 8층에 있었습니다. 1층 로비에 도착하니, 엘리베이터 앞에 사람들이 아주 많았습니다. 다들 점심식사를 하고 돌아온 직장인들이었습니다. 사람이 많으니까 기다리는 시간도 당연히 길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순간 '그냥, 걸어 올라갈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혼자 방향을 돌려 계단으로 향했습니다. 계단에는 사람이 한 명도 보이지 않았고 아주 조용했습니다. 그래서 가벼운 마음으로 여러 생각들을 하면서 천천히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3층에 도착하자 몸이 약간 힘들었습니다. 잠시 계단 난간을 붙잡고 서 있다가 그래도 힘들어서 계단에 걸터앉았습니다. 조그만 창문으로 바깥을 쳐다보며 여러 생각들을 하다가 다시 일어나 계단을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5층에 오르자 호흡이 가빠지고 다리가 부들거리며 떨리기 시작하였습니다. 6층에 오르자 다리는 너무 무거워서 계단 하나 오르기 힘들었고 감각도 없어졌습니다. 순간 속으로 '내가 이렇게 허약체질이었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헛웃음이 나왔습니다. 다시 잠시 계단에 앉아 쉬면서 한숨을 돌리고 그야말로 간신히 8층 사무실에 들어왔습니다. 자리에 앉으니 온몸이 땀에 젖었고 다리는 아예 감각이 없었습니다. 얼굴도 혈색이 없이 하얗게 변해서 주변 동료들이 '괜찮아?'라고 물어볼 정도였습니다. 일은 많았지만, 오후 내내 자리에 앉아서 멍하니 딴생각을 했습니다. 온통 내 체력에 대한 걱정으로 일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내가 아직 젊은데, 체력이 이렇게 약해서 어떡하나?' 하는 자괴감에 일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헬스장을 다녀볼까?', '술을 끊을까?', '밥을 더 많이 먹어야 하나?'등등 오만가지 생각에 머릿속이 정신이 없었습니다. 그때 문득, 담배를 끊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술, 담배, 밥, 3가지 중에서 술과 밥은 도저히 끊을 수가 없을 것 같고, 그나마 담배가 좀 쉬워 보였습니다. 물론, 담배도 아쉽긴 하지만,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 시간부터 담배를 끊었습니다.
금연
그런데 담배를 끊은 바로 다음날부터 금단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하였습니다. 기침, 가래가 생기기 시작하더니, 길거리에서 다른 사람이 담배 피우는 모습만 봐도 손이 근질거렸습니다. 한 번은 못 참고 담배를 한대 빌려서 입에 물고 걸었습니다. 물론 불은 안 붙였습니다. 한참을 물고 걸으니까, 마음이 조금 진정이 돼서 담배는 그냥 쓰레기통에 버렸습니다. 그런데 너무 허기가 져서 근처 편의점에 가서 이것저것 군것질을 했습니다. 매일같이 편의점에 갔습니다. 이것저것 먹고 또 왕창 사 와서 사무실 책상 서랍에 넣어 놓고 먹었습니다. 서랍에 먹을 것이 다 떨어지면, 사러 나가기 귀찮아서 다른 직원 서랍을 뒤지기도 했습니다. 남녀를 가리지 않고 서랍을 뒤져서, 과자든, 껌이든, 뭐라도 나오면 그냥 다 입에 털어 넣었습니다. 물론 다음날 그 직원한테 솔직하게 고백하고 사과하고 또 똑같은 것을 사다 주었습니다.
그런데, 이 증상이 거의 1년 동안 지속되었습니다. 저는 원래, 하루 두 끼만 먹던 사람입니다. 점심식사와 저녁식사. 간식도 잘 안 먹었고 군것질은 거의 안 했습니다. 그런데 하루 두 끼도 모자라서 간식에 군것질까지 1년간 열심히 했습니다. 그랬더니, 체중이 1년 만에 10kg이 넘게 늘었고, 허리둘레도 6인치가 늘어났습니다. 맞는 옷이 없어서, 계절마다 옷을 새로 사야 했습니다. 돈도 꽤 많이 나갔습니다. 그 와중에 술은 또 자주 마셨습니다. 살이 찔 수밖에 없는 생활패턴이었습니다. 조금만 걸어도 힘들었고, 출퇴근 시에는 전철 안에서 자리만 생기면 주변 눈치 안 보고 잽싸게 앉았습니다. 저를 아는 모든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무슨 일 있냐?'라고 물어볼 정도로 살이 쪘습니다. 그러다가 어느 날 문득, '이러다가 쓰러지면 어떡하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정도로 몸이 안 좋은 것이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결심을 하게 되었습니다. 운동을 하기로 말입니다.
운동
'어떤 운동을 할까?' 고민을 했습니다. 그런데 할 수 있는 운동이 거의 없었습니다. 체력도 약하고, 평일엔 시간여유도 별로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주말에 할 수 있는 운동을 찾았습니다. 바로 등산입니다. 처음에는 '나 같은 저질체력이 할 수 있을까?' 하는 의심이 들어서 산 정상을 등산하는 것은 포기하고 산 주변 산책길을 걷기로 했습니다. 마침 집 주변에 큰 산이 있어서 주말마다 산에 갔습니다. 별다른 일정이 없는 한, 일요일 오전에는 무조건 산길을 걸었습니다. 처음 한 달, 아니 1주일은 아주 힘들었습니다. 체력도 문제였지만, 아침에 일어나는 게 더 힘들었습니다. 공휴일 아침에 늦잠을 자는 게 얼마나 달콤한지는 말 안 해도 잘 아실 것입니다. 그 유혹을 뿌리치는 게 정말 힘들었습니다. 그러나 조금 늦게 일어나더라도, 일어나는 대로 바로 산으로 갔습니다. 조금 걷고 와서 씻고 휴식을 취했습니다. 그렇게 한 달이 가고, 두 달이 가고, 어느덧 반년이 지나고 나니 처음 시작할 때 대여섯 번을 쉬면서 걸었던 길을 한 번도 안 쉬고 걸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욕심을 내어 정상에 도전해 보기로 했습니다. 불과 700m 높이의 산. 그렇게 높은 산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처음에는 정상까지 가는데 3시간 넘게 걸렸습니다. 올라가면서 수십 번을 쉬었고, 물도 작은 생수병으로 3병이나 마셨습니다. 죽는 줄 알았습니다. 내려갈 걱정에 정상에 오른 기쁨은 아예 생각도 못했습니다. 등산객이 많아서 다행히 길을 잃을 염려는 없었습니다. 한참을 쉬면서 간단히 요기도 하고, 물도 마시고, 몸을 추슬렀습니다. 그렇게 1시간 이상 앉아서 쉬다 보니, 조금 힘이 돌아오더군요. 그래서 하산을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무릎이 아프기 시작했습니다. 반도 못 내려왔는데 무릎이 너무 아프고 계단 내려오는 것이 제일 힘들었습니다. 간신히 산 아래에 내려와서 평지를 걷는데도 무릎이 계속 아팠습니다. 다음 한 주간을 어찌 보낼까 하는 걱정도 잠시 그날은 완전히 뻗었습니다.
월요일 아침에 일어나니 몸이 내 몸이 아니었습니다. 다리는 감각이 없고 무릎은 아프고, 몸에 힘은 없고 정말 힘들었습니다. '평지를 걷는 것과 산 정상을 등산하는 것은 정말 다르구나'하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다시는 올라가면 안 되겠다'라고 생각하고 간신히 몸을 추슬러서 출근을 했습니다. 그 주간에는 점심시간 이용해서 사무실 부근 정형외과에도 두 번이나 갔습니다.
그런데, 다시 주말이 되니까, 마음이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겨우 한 번 했는데, 이렇게 포기하면 말이 되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일요일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주섬주섬 등산복과 생수를 챙겨서 집을 나섰습니다. 산을 쳐다보면 포기할까 봐, 땅바닥만 쳐다보면서 산으로 향했습니다. 정형외과에서 권해준 무릎 받침대를 차고 속도를 줄여서 아주 천천히, 쉬어 가면서 올랐습니다. 정상에서 간단히 과일과 야채로 허기를 달래고 이내 다시 하산을 했습니다. 무릎 받침대 덕분에 무릎은 그렇게 아프지 않았습니다. 체력이 고갈돼서 호흡이 안 되는 게 제일 힘들었습니다.
그렇게 어느덧 1년이 지났습니다. 똑같은 산, 똑같은 길을 1년 동안 매주 일요일마다 걸었습니다. 명절연휴에도 빼놓지 않고 등산을 했습니다. 그랬더니 욕심이 생겼습니다. 1년만 더 해보자! 그래서 2년 차에도 꾸준히 등산을 했습니다. 그리고 어느덧 만 3년이 되었습니다. 이제는 눈을 감고도 산을 오를 수 있을 정도로 길에 익숙해졌습니다. 그리고, 계절별로 달라지는 산의 풍경을 감상할 정도로 여유가 생겼습니다. 봄에 피는 산유화, 진달래, 개나리, 산철쭉, 벚꽃, 아카시아, 여름에 천지를 뒤흔드는 매미소리, 가을의 울긋불긋 단풍의 물결, 겨울의 얼음산과 상고대, 정말 산의 풍경이 이렇게 아름다운 줄은 상상도 못 했습니다. 매일 술, 담배에 절어 살던 내 모습이 한심할 정도였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살이 빠졌습니다. 무려 10kg이나 빠졌고, 허리도 6인치나 빠졌습니다. 다시 금단현상 이전으로 돌아간 것입니다. 그래서 더 도전하기로 했습니다. 이제는 지역을 넓혀서 서울, 경기권에 있는 다른 산까지 가보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다시 2년이 흘렀습니다. 살이 더 빠졌습니다. 살은 5kg, 허리둘레는 2인치가 더 빠졌습니다.
이렇게 살을 뺐습니다. 다이어트에 완전히 성공했습니다.
여기에 중요한 한 가지 사실이 더 있습니다. 바로 식습관 바꾸기.
식습관 바꾸기
5년 전, 처음 등산을 시작할 때, 처음에는 살을 빼는 것만 생각했었습니다. 그러다가 등산이 어느 정도 익숙해질 즈음, 문득 건강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살을 빼기 위해서 등산을 하는 것이 아니라, 건강해지기 위해서 등산을 하는 것으로 생각을 정리한 것입니다. 그랬더니, 예전에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이 보였습니다. 바로 술과 식습관입니다. 저는 술을 거의 매일 마셨습니다. 밤늦게까지 술도 마시고 음식도 먹었습니다. 당연히 사무실 앞 약국의 단골 중 하나였습니다. 의사의 소견이 두려워서 건강검진도 기피했습니다. 그랬던 제가 몸이 어느 정도 새로워지자, 술과 음식을 줄일 생각을 하게 된 것입니다.
술은 1주일에 2번 이하로 줄이는 것을 목표로 했습니다. 그것도 평일에는 안 마시고, 금요일, 토요일에만 마시는 것으로 말입니다. 물론, 회식이나 기타 모임 약속이 있는 날은 예외로 했습니다.
또한, 음식은 하루 두 번 점심식사와 저녁식사를 하는 것으로 했습니다. 아침식사는 간단히 우유나 곡물 셰이크로 먹고, 점심식사는 가급적 종류를 가리지 않고 맛있는 것으로 배불리 먹고, 저녁식사는 8시 이전에 먹는 것으로 정했습니다. 물론, 회식이나 모임이 있는 날은 예외로 했습니다. 식사시간 외에 간식은 가급적 먹지 않기로 했습니다.
지금도 이 식습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몸이 아주 건강합니다. 건강검진을 하면, 신체 나이가 10년 정도 어리게 나옵니다.
의사 선생님이 '같은 연령대에서 아주 건강한 편'이라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저는 현재 제 몸에 대해 아주 만족합니다.
병원의 처방이나, 양약, 한약을 먹지 않고 나의 의지로 몸을 건강하게 만든 것이 생각할수록 정말 마음에 듭니다.
이제는 주말 등산 외에 평일에도 할 수 있는 운동을 찾아보려고 합니다.
많은 응원 부탁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