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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헐적 단식 (단식 5단계, 오토파지, 식습관 개선)

by footori 2026. 6. 8.

 

 

다이어트를 결심한 사람이라면 한 번쯤 간헐적 단식에 손을 뻗어봤을 겁니다. 저도 30대부터 10여 년간 무려 10번 가까이 단식을 반복했습니다. 그때마다 느꼈던 건 "이번엔 다를 거야"라는 기대와, 얼마 지나지 않아 원상 복귀되는 몸무게였습니다. 과연 간헐적 단식은 효과가 있는 건지, 아니면 의지 문제인지 — 직접 겪고 나서야 답을 얻었습니다.

단식 중 몸에서 실제로 일어나는 일: 단식 5단계

일반적으로 굶으면 살이 빠진다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단순히 굶는 것만으로는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메커니즘을 이해하고 나서야 비로소 그 이유를 알 수 있었습니다.

 

우리 몸은 에너지를 만들기 위해 ATP(아데노신삼인산)를 사용합니다. ATP란 세포가 활동하는 데 필요한 직접적인 에너지 화폐로, 포도당과 지방을 원료로 만들어집니다. 주요 연료는 탄수화물에서 분해된 포도당과, 지방세포에 저장된 중성지방 두 가지입니다. 포도당은 간에 글리코겐(glycogen) 형태로 저장되는데, 글리코겐이란 포도당 여러 개가 사슬처럼 연결된 저장용 다당류입니다. 단식이 시작되면 이 글리코겐부터 소진되고, 그다음 단계로 넘어갑니다.

 

하버드 의대 조지 K. Her 박사의 자료를 바탕으로 정리하면, 단식은 크게 5단계로 구분됩니다.

  • 1단계 (식사 직후 ~4시간): 소화·흡수 단계. 혈당과 인슐린 수치가 높은 상태
  • 2단계 (4시간~16시간): 저장된 글리코겐 소진, 인슐린 수치 하락 시작
  • 3단계 (16시간 이상): 글루코뉴제네시스(gluconeogenesis) 진입, 오토파지 활성화
  • 4단계 (24시간 이상): 키토시스(ketosis) 단계, 지방 분해 본격화
  • 5단계 (1주일 이상): 단백질 보존 단계, 근육 손실 방지 기전 작동

단식의 핵심: 오토파지

여기서 3단계에 등장하는 오토파지(autophagy)가 핵심입니다. 오토파지란 세포가 스스로 손상된 단백질이나 노화된 소기관을 분해하고 재활용하는 자기 청소 과정으로, 2016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은 오스미 요시노리 박사가 그 메커니즘을 규명했습니다. 16시간 이상 단식을 해야 비로소 이 단계에 진입할 수 있으며, 세포 수준에서의 노화 예방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출처: 노벨위원회 공식 발표).

 

4단계인 키토시스 상태에서는 간이 지방산을 분해하여 케톤(ketone body)을 생성합니다. 케톤이란 지방에서 유래한 대체 에너지 물질로, 혈액뇌장벽(blood-brain barrier)을 통과하여 뇌의 에너지원으로 직접 사용될 수 있습니다. 뇌는 중성지방을 직접 쓰지 못하지만, 케톤은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저탄고지 식단이나 장기 단식을 통해 이 상태에 도달할 수 있는데, 제가 1주일 단식을 했을 때 극심한 어지럼증이 초반 3일에 집중됐던 이유가 바로 몸이 포도당 모드에서 케톤 모드로 전환하는 과정이었습니다. 당시엔 그냥 "이러다 죽겠다"고만 생각했는데, 사실은 몸이 연료를 바꾸는 적응 과정이었던 겁니다.

 

제이슨 펑 박사의 저서 '당뇨 코드'에서는 인슐린 저항성(insulin resistance)과 단식의 관계를 핵심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인슐린 저항성이란 세포가 인슐린 신호에 둔감해져 혈당 조절 능력이 떨어지는 상태로, 비만과 대사질환의 주요 원인입니다. 잦은 식사가 인슐린을 지속적으로 자극하고, 이것이 결국 인슐린 저항성을 키운다는 설명은 제 경험과 상당히 일치했습니다.

10번 단식 끝에 내린 결론: 식습관 개선 없이는 아무것도 안 된다

일반적으로 단식만 잘하면 살이 빠지고 건강해진다고 알려져 있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10번의 단식, 특히 여름휴가와 겨울 휴가를 통틀어 1주일씩 물만 마시며 버텨본 경험이 있는 저로서는, 단식 자체는 일시적인 처방에 불과하다고 확신합니다.

1주일 굶어서 5kg 빠졌다가, 다시 먹기 시작하자 며칠 만에 원상 복귀됐을 때의 허탈함은 말로 표현하기 어렵습니다. 사전단식과 후단식 요령을 터득한 두 번째 도전에서도 결과는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단식이 끝나는 순간 이전 식습관으로 돌아가면, 몸도 이전 상태로 돌아가는 게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진짜 변화는 단식이 아니라 생활습관 전체를 손댔을 때 일어났습니다. 제가 직접 바꿔보고 효과를 확인한 항목은 다음과 같습니다.

  • 하루 두 끼 유지, 밤 9시 이후 금식
  • 공깃밥 반 공기 이하로 제한 (집에서는 밥 없이 반찬 위주)
  • 식사 후 20분 이상 걷기
  • 근무 중 1시간마다 5분 기립 및 보행
  • 주 3회 이상 수영 또는 헬스, 주말 등산·트래킹 3시간 이상

이 중에서 제가 직접 써봤는데 가장 체감 효과가 컸던 것은 단연 "공깃밥 반 공기" 습관입니다. 지금도 식당에서 밥을 반 공기 이상 먹지 않고, 집에서는 아예 밥 없이 반찬만 먹는 날도 많습니다. 가족 중에 제가 제일 소식가인데, 체력 면에서는 오히려 제가 가장 앞섭니다.

 

실제로 세계보건기구(WHO)는 당뇨, 고혈압, 비만 등 대사질환의 예방과 관리에서 지속적인 식이 패턴 변화를 단기 처방보다 우선시하도록 권고하고 있습니다(출처: 세계보건기구(WHO)).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 아니었습니다. 제가 몸으로 먼저 느꼈고, 나중에 자료를 찾아보니 그 방향이 맞았던 겁니다.

 

간헐적 단식의 진짜 효과를 보려면 16시간 공복을 유지해 오토파지가 활성화되는 단계까지 가야 하고, 그 리듬이 일상으로 자리 잡아야 합니다. 그게 되려면 결국 먹는 시간대와 양을 조절하는 식습관 자체가 바뀌어야 한다는 결론에 이릅니다. 단식은 도구이고, 생활습관 개선이 본체입니다.

 

지금 저는 제 나이대에서 체력이 상당히 좋은 편에 속하고, 뱃살도 거의 없습니다. 모임 등산에서 저보다 어린 후배들보다 앞서 걷는 일이 다반사입니다. 그 배경엔 수십 번의 실패와, 그 실패에서 배운 한 가지 원칙이 있습니다. 지속 가능한 변화가 아니면 아무 의미가 없다는 것입니다.

 

단식이든 운동이든, 결국 평생 유지할 수 있는 형태로 생활 속에 녹아들어야 합니다. 1주일 굶고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는 것보다, 매일 밥 반 공기를 줄이고 식후에 20분 걷는 것이 훨씬 강력한 처방입니다. 시작이 작더라도, 그 습관이 쌓이면 몸이 달라진다는 걸 제가 직접 확인했습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의료·영양 조언이 아닙니다. 건강 상태에 따라 단식 방법이나 식단 변경 전 전문의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b7DrOmZPB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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